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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지구별에서 추억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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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멈춘 곳, 대구 골목투어 2코스(청라언덕~약전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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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는 6.25 한국전쟁 당시 크게 피해를 보지 않는 도시이지요.

그 덕분에 근대에 지어진 건물들이 많이 남아있는 편입니다.

특별히 구경할 곳이 없는 대구지만 골목투어라는 희한한 상품을 만들어 많은 이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곳도 대구(대구 중구)입니다.

근대라는 시기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한테는 가장 가까운 역사이지만 또한 가장 낯선 역사이기도 합니다.

상처와 굴곡으로 얼룩진 근대 시기의 대구는 어떠했을까?

 

오늘 소개하는 곳은 골목투어 중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2코스입니다.

대구 골목투어를 전국구 여행지로 만든 핵심 골목이지요.

주요 코스로는 동산 청라언덕, 선교사주택, 만세운동길, 계산성당, 제일교회, 민족시인 이상화와 국채보상운동을 주창한 서상돈의 고택, 근대문화체험관인 계산예가, 조선에 귀화한 중국인 두사충의 뽕나무 골목, 4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약령시, 한의약박물관, 조선의 과거길 영남대로, 에코한방웰빙체험관, 옛 대구의 번화가 종로, 화교소학교, 사투리로 길다를 질다로 표현된 진골목의 미도다방 등이 있습니다.

 

코스는 1.6km로 아주 짧은 곳이지만 그냥 주욱 걷는 길이 아니라 전체 발걸음은 3km 정도로 늘어날 수 있습니다.

소요시간은 탐방 시간으로 대략 2~3시간 정도 잡으면 되구요.

매주 토요일 정기투어도 진행하고 있으니(이곳) 해설사와 함께 더욱 세밀하게 여행을 할 수도 있답니다.

 

 

트레킹 구간 :대구 골목투어 2코스

일 시 : 2025년 3월 29일

트레킹 코스 :청라언덕 - 제일교회 - 3.1만세 계단 - 계산성당 - 서영홍합밥 - 마당깊은 집 - 이상화고택 - 진골목 - 약전골목

소요 시간 :대략 3시간

 

같은 코스 따라 걷기 :이곳 

 

 

 

대구 골목투어는 총 5개의 코스로 이뤄져 있는데 가장 대중적인 코스가 1,2코스입니다.

1코스는 지난번 다녀와서 소개를 했는데(이곳) 오늘 거닌 2코스는 대구 오래 거주한 분이면 아마도 구간구간 몇 번씩 다녀 간 곳들입니다.

 

 

2코스 지도입니다.

지도를 폰에 다운받아 이동하면 편리하구요.(이곳에서 GPX로 다운)

 

 

이건 이번에 제가 다녀온 지도입니다.

엄청나게 알바를 한 듯 보여지나 산행을 하는 것과는 다르게 이곳저곳 둘러보다 보니 트랩이 상당히 꼬여 보이네요.

 

 

지하철 1호선에서 내려 18번 출구로 나오면 현대백화점입니다.

커다란 조형물을 지나 서쪽으로 이동하여 청라언덕으로 가면 되구요.

엄청나게 큰 꼬꼬닭 형태의 이 조형물은 제목이 스텝바이스텝(Step By Step)...

한걸음 한걸음... 하고는 크게 와닿는 느낌은 아니지만 스페인의 아무개 씨가 만들었다고 하네요.

 

 

가장 유명한 골목투어 입구라 여러 가지 안내판들이 잘 되어 있답니다.

 

 

청라언덕에서 선교사들의 집이 있는 동산병원 뒤편인 이곳이 들머리입니다.

안내판이 세워져 있구요.

청라언덕에서 청라라는 말은 담쟁이 라(蘿) 자를 써서 푸른 담쟁이를 의미합니다.

선교사들이 그 시절 이곳에 담쟁이를 많이 심었나 봅니다.

 

이곳에는 서양가옥 3채(챔니스 주택, 블레어 주택, 스윗즈 주택), 90 계단, 대구 3.1 만세 운동길, 대구 최초의 서양 사과나무, 우리나라 최초의 가곡인 동무생각 노래비, 선교사와 그 가족들의 묘지인 은혜정원 등이 있습니다.

대구에서 대표적인 근대식 건물을 구경할 수 있는 곳이구요.

 

 

벚꽃이 한창입니다.

 

 

대구 개신교의 최선전선에서 활동했던 이들의 집입니다.

선교사 블레어주택입니다.

교육, 역사박물관으로 이용되고 있는데 현재는 휴관이네요.

 

 

청라언덕에 있는 노래비 '동무생각'입니다.

이은상 작사 박태준작곡의 가곡이구요.

 

 

이 문짝은 동산병원의 초기 옛날꺼인데 지하철 3호선 공사한다고 철거한 것을 이곳에 옮겨 놓은 것입니다.

 

 

꽃들이 많이 피어서 근대식 집들과 참 잘 어울리는 풍경이네요.

그 옛날 선교사들이 이곳 들어와서 집을 짓고 살면서 병원(동산병원)도 짓고 학교도 짓도 했답니다.

 

 

목련..

이곳 다녀온 날짜가 일주일 정도 지났는데 지금은 목련이 다 지고 없겠네요.

 

 

선교사 스윗즈 주택입니다.

1906년에서 1910년 사이에 건축된 사택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선교박물관으로 이용되고 있구요.

세 곳의 선교사 집 중에서 가장 운치가 있네요.(들어와 살고 싶은 곳..^^)

 

 

올라가는 계단 입구 동백이 화려합니다.

대구 읍성을 철거할 때 버려지던 돌들을 가져와서 기초돌로 했다고 하네요.

 

 

동산의료원 100주년 종탑입니다.

한때 우리나라에서 담장 허물기가 한창일 때 이곳 동산병원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담장 허물기를 했는데 그때 허문 담장을 가지고 만든 종탑입니다.

 

 

대구 사과는 이곳에서 시작이 되었습니다.

1899년 이곳에 동산의료원을 설립한 초대 원장 존슨 선교사가 미국에서 3개 품종의 사과나무 72그루를 들여와 사택 뜰에 심어 키우기 시작했답니다.

사과 씨앗 중 거의 다 고사하고 미주리 품종만 자라서 대구 사과나무의 시초가 되었는데 이곳 청라언덕 내 사과나무는 존슨이 가져온 나무에서 떨어진 씨앗이 발아되어 자란 2 세목이 있었는데 이마저 고사하고 현재 이곳은 있는 나무는 고사에 대비하여 2007년부터 육성하여 옮겨 심은 3 세목입니다.

 

대구에는 이전에 능금(사과)이 아주 유명했지요.

능금아가씨 선발대회도 있었고 패티김의 '대구찬가'라는 노래가 있었답니다.

저는 아직도 이 노래를 다 외우고 있네요.

 

능금꽃 향기로운 내 고향 땅은

팔공산 바라보는 해 뜨는 거리

그녀와 난 여기서 꿈을 꾸었네

아름답고 정다운 꿈을 꾸었네

둘이서 걸어가는 희망의 거리

능금꽃 피고 지는 사랑의 거리

대구는 내 고향 정다운 내 고향

 

 

노래는 이곳에서 들을 수 있습니다.

 

 

제일교회 종탑이 보이네요.

 

 

제일교회 종탑이 보이는 이곳에는 목련이 한그루 있는데 말 그대로 포토 스팟입니다.

목련이 예쁘게 필 무렵이면 수십 명 정도는 기본으로 줄을 서 있는 곳이구요.

근데 오늘은 주말이지만 목련이 살짝 지고 있어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네요.

 

 

목련의 팝콘 시즌은 살짝 지났지만 그래도 사진 한 장을 남겼네요.

 

 

 

 

 

제일교회의 현재명 나무로 알려져 있는 이팝나무입니다.

현재명은 제일교회에서 성가활동을 했다고 합니다.

이 나무는 현재명과는 실제로는 아무 상관이 없으나 그의 음악성이 이곳 나무아래에서 다듬어졌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경북지역 최초의 개신교회 건물인 제일교회

현재 건물은 본당 건물은 맞지만 이 건물은 1994년에 이전해 온 곳입니다.

그전 제일교회 건물은 지금의 계산성당과 마주 보고 있는데 약전골목에 있습니다.

 

 

 

 

 

제일교화 언덕 위에서 바라보이는 계산성당

 

 

청라언덕에서 출발하여 2코스를 걷는 구간에서 가장 핫플레이스는 역시 3·1 만세운동 계단길입니다.

1919년 3월 1일..

서울에서 시작된 만세운동이 대구까지 내려오는 데는 꼬박 일주일이 걸렸지요.

인근에 있는 고등학교 학생들이 결의를 굳히고 3월 8일 이곳에서 대한독립만세를 외친 곳입니다.

참여학교는 대구고등보통학교(현재 경북고등학교), 계성학교(현재 계성고등학교), 대구신명학교(현재 대구 신명고등학교)입니다.

 

 

계산성당의 종탑.

 

 

 

 

 

대구 최초의 성당인 계산성당은 프랑스에서 건너온 김보록 바오로 신부(Achile Paul Reobert)의 작품인데 최초언덕 위 높은 곳을 눈여겨 두고 성당을 지으려 했으나 노인들이 오가기 힘든 길이라 생각하여 지금의 자리에 성당을 지었다고 합니다.

건물 또한 한국 전통의 한옥양식으로 지었는데 웃기는 건 스님들이 건물 공사에 참여하여 예쁜 단청까지 했다고 하네요.

그 건물이 현재까지 남아있었으면 정말 세계적인 가톨릭명소가 되었을 것인데 아쉽게도 이 건물은 1901년 화재로 전소가 되었다고 하네요.

그 뒤에 지은 건물이 현재 남아있는 고딕형의 성당인데 경상도 지방에서는 최초의 서구식 성당 건물이기도 합니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네요.

 

 

계산성당은 온 국민의 사랑을 받으셨던 김수환추기경이 사제서품식을 받은 곳이기도 합니다.

 

 

식사 때가 되어 들린 곳입니다.

식당 이름은 서영홍합밥.

김원일의 소설 '마당 깊은 집'을 모델로 하여 꾸민 집 바로 앞에 있는데..

웨이팅이 거의 30분 이상입니다.

그 시간에 마당 깊은 집을 구경하기로 하구요.

 

 

김원일의 '마당 깊은 집'은 6.25 때 여러 세대의 가족이 한집에 모여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소설입니다.

드라마로도 방영이 되었구요.

김원일의 대표소설인데 저는 아직 읽어보지 못했네요.

다만 우리 집에는 김원일의 소설집인 '환멸을 찾아서' 90년대 발행판을 고이 간직하고 있답니다.

 

 

출생지는 대구가 아니지만 대구에서 거의 학창 시절을 보낸 김원일 작가.

그의 작품들은 거의 분단문학이 많답니다.

 

 

 

 

 

 

 

 

30분 이상 기다려 맞이한 식사.

낮술과 함께하니 더욱 맛나네요.

이 집에서는 거의 홍합밥을 기본으로 하고 녹두전을 거의 추가로 같이 시켜 먹는답니다.

 

 

식당의 정원

 

 

 

 

 

이상화 고택.

대구의 이곳 계산동은 근대 한국 예술의 성지 역할을 한 곳입니다.

문인으로는 이상화, 현진건, 이장희가 있었고 음악가로는 김진균, 박태준이 있었으며 근래에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는 이인성, 박가돈 등의 미술인들이 이곳에 터를 잡고 활동을 했던 것입니다.

 

지금 남아있는 이상화고택은 시인이 말년을 보낸 곳이고 생가는 따로 있습니다.(이곳)

재개발로 철거가 될 위기에 시민들이 엄청나게 반발을 했지요.

덕분에 지금 고택은 복원사업으로 새로이 정비가 되어 자리하게 되었구요.

 

담장 하나로 이웃하여 서상돈 고택이 있답니다.

국채보상운동이라고 하면 대구인데 이 운동의 선구자였기도 하지요.

 

 

 

 

 

 

 

 

 

 

 

제일교회 종탑과 계산성당의 종탑이 같이하는 장면입니다.

 

 

대구 시내에서 옛것과 연관을 시켜 가장 유명한 장소가 약전골목인데...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이 장소가 너무나 많이 변해서 아쉬움 가득입니다.

지금은 한약을 파는 가게는 반 정도는 사라지고 거의 음식점이나 술집으로  바꿔져 있습니다.

저도 한때는 자주 드나들었던 술집들이 많구요.

 

 

하지만 그래도 전국 최고의 약제시장을 가진 이곳 약령시장은 골목마다 약재들 향기가 가득하답니다.

한의학박물관에서 이것 저곳 구경도 하고 체험도 할 수 있답니다.

 

 

 

 

 

한의약 박물관 구경

 

 

길남이는 김원일의 마당 깊은 집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 이름입니다.

 

 

 

 

 

길다고 해서 긴(진) 골목.

경상도에는 길다를 질~다.. 하고 한답니다.

이곳에는 영업 개시 거의 40년 넘게 운영되고 있는 미도다방이 있답니다.

미도다방 쌍화차는 이곳 별미.(한잔 5,000원)

 

원래는 달성서 씨들이 많이 살고 있던 곳이었는데 이곳에 있던 부녀자들이 가락지와 비녀를 내어 놓으면서 국채보상운동의 시발점이 된 곳이기도 합니다.

시간이 박제되어 있는 장소이구요.

 

 

1978년에 개업하여 두어 번 이사 후 2013년부터 이곳 진골목에 자리 잡고 있지요.

다방 분위기는 옛날  TV에서 보던 딱 그 장면입니다.

 

 

오야마담은 정인숙 여사.

지금도 매일 출근도장을 찍는 단골들이 많다고 하네요.

대구지역 출신의 대통령부터 정계, 재계, 문인들까지 사랑을 한껏 받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재작년인가 오픈한 진골목의 명소 별다방.

대구 종로 고택점으로 되어 있는데 커다란 한옥으로 되어 있고 한때 전국적으로 이름을 날리기도 했지요.

 

 

김원일의 마당 넓은 집 소설에 등장하는 정소아과도 진골목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대구 최초의 2층 양옥집이라고 하네요.

 

 

 

 

 

숨은 그림 찾기

냥이를 찾아라..^^

 

 

나 여기 있지냥~~

 

 

저도 술을 즐기는 편이라 한때는 이곳 중구 술집투어를 자주 했는데 이제는 오직 막걸리로 오니 고 하는 바람에 이곳이 뜸해졌습니다.

 

 

그래도 간판들 보니 정겹기도 하고 목구멍이 근질거리기도 하고..

 

 

쇠퇴하고 있는 대구.

보수의 동네이기도 하지요.

저도 이해를 못 하는 게 많은데 타 도시의 분들이 보면 오죽할까 하는 생각이 드는 도시입니다.

 

 

골목투어 2코스의 마지막은 '꿈꾸는 소년' 앞에서 마무리합니다.

'마당 깊은 집'의 길남이가 신문 배달을 하다가 잠시 쉬는 장면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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