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안방 창문 커텐을 사정없이 뚫고 들어오는 햇살로..
아침 해가 뜬 줄 알면서도 일어나지 않아도 되는 편안함이란 ~~~
주말 휴일에나 즐길 수 있는 게으름의 미학입니다.
잠에서 깨어난 것도 아닌, 어쩡한 상태에서 몸을 일으킵니다.
배가 고파 부엌에 나가보니..
막둥이 딸 녀석이, 당진 예비사돈 할머님 댁에 김장행사에 다녀 온 후..
김장 김치를 큰 통으로 두 통이나 얻어 왔네요..^^
평상 시 식탐이라곤 눈꼽 만큼도 없던 제가...
김장 김치 하나만으로 밥을 두 공기나 비웠습니다..ㅎ
토요일 강릉 첨단과학단지에서 직원 보조역으로 열씸히 일하고 있는데..
막둥이가 톡으로 보내 준 사돈 김치행사 사진입니다.
처음 해 본 김장으로 허리가 아프다는 엄살과 함께..ㅎ
와 ~~ 150 통을 담그셨다고...
그러고 보니, 예 전에 두가님께서 혼자서 60 포기를 하셨다는 글이 생각이 납니다.
두가님은 수퍼 맨 .. ? .. ㅎ
막둥이가 얻어 온 김치통을 멍~하니 바라보니..
올 겨울은 김치 걱정은 안 해도 되네.... 그리고..팔자가 늘어졌구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ㅎ
응 ? 이 파란 비닐 봉투는 뭐지..열어보니 예비사돈께서 챙겨주신 총각무(알타리)가 또 한가득 들어 있더군요.
뭐라도 해야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레시피를 보고,
제 일생 처음으로 총각김치를 만들어 보려고 무모한 도전을 했습니다..ㅎ
뭐...두가님도 혼자서 60 포기나 한 김장을 알타리 쯤이야....
씽크대 위에 막둥이 아이패드를 설치하고 시작합니다.
우선 총각무를 소금에 절인 후 세척을 하고 철 수쎄미로 깨끗하게 손질을 합니다.
총각무를 절여놓고 쪽파도 한 단 더 절였습니다.
그리고 대파에 생강 새우젓 등 등 각종 양념을 준비를 하고 ..
아 ~ 참 ! ... 풀 쑤는 걸 깜빡을 했습니다.
찹쌀은 없으니 그냥 밀가루로 합니다..^^
에구구~~ 버무리고 나니... 양념이 너무 많네요...
무를 대충 대충 썰어서 더 버무려서 넣었습니다.
맛은 보장을 못 하지만, 비록 어설픈 첫작품(?) 이지만, 뿌듯합니다.
총각김치를 담고 나니 유년시절 추운 겨울에..
동네 어른들이 다모여서 김장 행사를 치른 기억이 납니다.
깡통에 불을 피우면서 호 ~호 ~ 손을 녹여 가면서 하시던 힘들었던김장 행사..
마치 봄철 모내기 때 품앗이 처럼 돌아가면서 김장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한 편에서는 동네 아저씨들은 김장은 안 도와 주시고, 돼지 고기를 삶으면서 술판만 벌리시고..ㅎ
왜 그 시절에는 꼭 추울 때에만 김장을 했는지.. ?
아마 냉장고가 없어서..란 짐작만 해 봅니다..ㅎ
지금은 손도 많이가고 힘든 김장을 하는 모습을 보기가 어려운 시절입니다.
어느 며느리는 시 어머니께서 정성들여 해주신 김장을 받기가 싫다는 글을 보았습니다.
사 먹는게 편하고, 더 맛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김장을 하는 어머니 옆에서 배추 꼬랑지를 깍아 먹던 어린 제 모습이 떠 오릅니다.
막둥이에게 그 이야기를 하니... 이해를 못 합니다.
허긴 요즘 40 대 분들도 모르는 배추 꼬랑지 입니다.
얼마 전 뉴스에서 재래종인 경종배추의 꼬랑지만 따로 판다는 소식을 보았지만..
그 추억의 먹거리였던 배추 꼬랑지가, 나중에 개량종이라는 걸 알고 난 후에는 씁쓸한 소식이였습니다...만..
모 블러그님의 사진(펌)
어머니께서 그 배추 꼬랑지로 자주 국을 끓여서 주셨습니다.
달달한 맛으로 기억이 납니다...
그 기억을 하는시 분들이 몇 분이나 계실까요 ?
그나저나... 총각김치가 맛이 나야 할텐데..걱정입니다.
큰 딸 아이에게 한 통 보내 준다고 자랑으로 톡을 보냈는데... ㅎㅎ
여하튼... 모처럼 알차게 보낸 쏭빠의 주말 보고입니다~~^.^
